풀비스스ㅅ소 pulvissso

스트레스와 도파민 사이, 배움과 교훈 사이

9월의 정신 없는 출장 시간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 하룻밤 자고 일어났다. 동네를 한바퀴 돌고 아침에 먹을 사과 한 봉지를 사서 돌아오는 길에 이곳에 나의 일상이 있구나 생각했다. 나를 회복시키고, 다소 심심하더라도 평화롭게 일상을 꾸릴 수 있는 나의 동네. 화려하고 복작거리고 도파민이 터지는 비일상에서 일상으로 돌아오니 고요하게 과각성된 몸이 점차 차분해지는게 느껴진다.

이번 출장에서는 스트레스 받기 쉬운 상황에서도 즐거움을 찾는 법을 배웠다. 좋아서 하는 일인데 어느 순간 스트레스만 받는다면 잠깐 멈춰서 과정 속에서 즐기는 법을 익혀야 한다는 걸 배웠다. 좋은 사람들, 동료들과 바닷가에서 농담을 하고 웃으며 춤추고 게임하고 서로의 사진을 찍었다. 현지인으로서 타국에 온 사람들에게 한국을 소개시켜주고 그들이 재밌어하는 모습을 봤다. 같이 노래방에 가서 대만 노래 찾는 걸 돕고 같이 노래 부르고 소리 질렀다.

미팅과 일, 발표로 가득했던 머리가 환기되면서 나는 내향 인간이 맞지만 동시에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강력한 커뮤니티가 있다는 건 굉장히 든든한 울타리가 있는 동시에 서로가 서로를 잘 알게 되는 만큼 무서운 구석도 있는 것 같다. 커뮤니티 안의 사람들을 잘 살피는 선배(?) 같은 사람을 보면서도 많은 걸 배운 시간이었다. 커뮤니티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좋은 사람이 되고 어떻게 서로를 보살펴야 하는지 만났던 사람들에게서 배웠다.

결국 모든 건 균형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과 일에서 물러나서 경청하고 친목을 다지는 것, 그리고 쉬는 것과 열심히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