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을 보기가 싫어서 몸부림을 치다가 어떻게 저떻게 스스로를 구슬려서 모니터 앞에 앉았다. 막상 면접이 시작되니까 이래저래 말이 나오기는 한다.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해도 그다지 기대하고 싶지는 않다. 생각했던 것보다 즐거운 시간이기는 했다.
끝나고 산책하는데 낙엽이 지는 산의 풍경이 아름다웠다. 청둥오리들은 추운 계절을 대비하면서 벌써 털을 찌웠고, 나뭇잎들은 황금빛으로 빛난다. 햇볕은 여름과 다르게 적당히 기분 좋은 온도로 피부에 닿는다.
4년 차부터는 면접에서 회사의 문제점과 그 해결책까지 들고 가는 노련미를 보여야 한다는데. 네, 제가요? 하는 마음이 올라온다. 기대하지 않고 노력한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이 계절이 아름답게만 다가오지는 않고 다소 잔인하게 다가온다. 자신의 개와 정답게 산책하는 사람들을 보면 미소가 지어지다가도 질투가 난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작은 방에 달아둔 풍경에서 아름다운 소리가 계속되는 요즘이다.